이것저것

자가격리 일기2

깨비깨비먹깨비 2022. 1. 2. 09:41

#12월 29일 수요일

 

나: 네?? 뭐라구요?!

보건 선생님: C학생이 확진됐다고 하네. 어제 중간에 집으로 간 B학생이 아니라.

                 전수검사 들어갈것 같네.

 

C학생은 작년에 내가 담임 했을 때 우리반이었던 학생으로 요즘에도 학교나 학교 주변에서 나를 만나면 우리 집까지 따라가겠다고 나를 졸졸 따라오는 밝은 학생이었다. B학생이 코로나19에 확진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C학생의 확진 소식을 들으니 어안이 벙벙했다. 게다가 B학생과 C학생은 같은 반이었다. C학생의 부모님은 코로나19 검사결과 음성이라고 하니 B와 C학생의 학급 내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그 후에 B학생 역시 코로나19 검사결과 양성이라는 소식을 받았다. 교육청 및 보건소에서 전수검사를 준비하라는 다급한 연락이 왔다. 두 명정도가 않을 수 있는 긴 책상 7개와 의자 14를 준비해주라고 했다. 그리고 전교생의 주민번호와 학부모님 연락처까지 데이터를 준비해야했다. 

 

책상과 의자를 세팅한 후 학생들이 검사를 기다릴 때 거리 유지를 해야하므로 작은 꼬깔을 간격을 벌려 늘어뜨려 놓았다. 교무실과 운동장 및 학교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고 책상, 의자등을 나르느라 이미 이 날 쓸 에너지가 고갈된 느낌이었다.

 

전수검사 연락이 온 뒤부터 귀신같이 학교의 소식을 안 학부모님들의 민원 전화가 쏟아졌다. 대부분의 전화는 몇학년 학생이 확진 됐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자녀가 같은 학년에 있을 수 있으니 우려해서 하신 전화였다. 하지만 개인정보 차원에서 학생 신상에 관한 것은 절대 말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실무사님은 민원 전화를 받으시며 연신 죄송하다고 해야했다. 

 

코로나19 전수검사를 하면 각 반을 인솔해야하는 것은 결국 담임 선생님이기 때문에 선생님들께 전수검사 소식을 알렸다. 몇시부터 검사를 받는지, 어떤 동선으로 내려와서 검사를 받아야하는지, 검사를 받은 학생은 반드시 검사 대기중인 학생과 만나면 안된다 등 주의사항을 전달했다. 

 

확진 된 반부터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다. 보건소에서는 여러 인력이 온 만큼 전교생이 끈김 없이 서둘러 검사를 받기 원했다. 검사장과 교실 중간에 서서 학생들에게 검사 방향을 안내해주느라 소리를 질러야했다. 목이 아파왔지만 겨울치콘 따뜻한 날씨가 참 다행이었다. 워낙 추위를 많이 타기 때문이다. 

 

1시간 좀 더 걸려서 수백명의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모든 학생들의 검사가 끝난후 교직원들이 검사를 했다. 내 번호가 적힌 검체 통을 가져가 줄을 섰다. 전에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본적이 있지만 전혀 의연하지 않았다. 앞서 검사를 받은 선생님들이 고통스럽게?! 검사를 받는 모습을 보니 전과 같이 긴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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