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9

교무실에는 항상 과자가 있다. 왜?

선생님들만 가는 곳 교감 선생님을 봬러 갈 때 잠깐 가는 곳 소규모 회의가 있을 때 들르는 곳 이전 학교에서 근무할 때 '교무실'하면 떠올랐던 이미지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다르다. 학생들이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건을 잃어버리면 가는 곳', '하교 후 친구들과 싸웠을 때 들르는 곳' 정도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1학년들이 학교 적응기를 보낼 때 교무실과 교장실에 들른다. 학생들이 교무실에 들어와 한 바퀴를 쭉- 돈다. 교무실에 계신 선생님들은 일어서서 학생들에게 밝게 인사한다. 1학년이라 어리둥절한 학생들은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들께서 설명하십니다. "여러분~ 여기는 여러분이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학교 끝나고 놀고 있는데 다쳤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도..

교육이야기 2021.04.06

4천만원 짜리 예산을 써야하는지 모른채

업무지원팀을 하게됐다. 업무지원팀은 담임보다 수업을 적게하는 대신 각종 업무를 맡게된다. 나의 업무의 큰 꼭지는 학생자치에 관한 것인데 그 외에도 학교 방송, 음악실과 미술실 등 특별실을 맡고 있다. 학교마다 업무지원팀의 일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경우 자치 담당 교사는 자치와 여러 특별실 등 온갖 잡일(?)을 맡고 있다. 2월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게 됐다. 담임 교사라면 2월에 출근해야 하는 날이 손 꼽히는데 지원팀은 다르다. 1학년 입학식 준비, 코로나19로 인한 시간표 준비, 2월에 있는 연수 준비 등으로 최소 2주 동안 출근을 해야한다. "선생님, 올해 과학실 리모델링 공사가 있어요." 뚜둥- '리모델링'이라니. 말만 들어도 덩치가 큰 느낌이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

교육이야기 2021.03.29

"진짜 돼요?", "네, 됩니다."

"우리가 평가 회의에서 결정한 게 진짜 돼요?" 올해 처음 전입오신 선생님께서 물어보십니다. 평가 세로 모임이 진행됐습니다. 각 학년에 평가 담당 선생님께서 모여서 한 달에 한 번 갖는 모임입니다. 첫 세로모임이어서 올해의 평가 횟수와 방향을 정하는 자리였습니다. 혁신학교에서는 의견 수렴 절차가 민주적인 편입니다. 일부의 교사들이 모인 회의에서 결정되는 사항이 전체 학교의 의견으로 받아지곤 합니다. 일반 학교에서 막 전입오신 선생님들은 이런 문화가 조금은 낯설수 있습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관리자 혹은 교무실에서 결정한 사항을 교사들에게 전달하는게 대다수이기 때문이죠. 무늬만 '회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건 있습니다. 혁신 학교에서는 교사의 업무 경감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팀이 있고 대신 담임 교사..

교육이야기 2021.03.25

업무지원팀이 하는 회의,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업무지원팀은 수시로 각종 회의에 투입?됩니다. 그리고 각종 의견을 냅니다. 최근에 했던 회의들을 몇 개 나열하자면 1. 월요일 아침마다 하는 업무지원팀 회의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업무지원팀 회의가 진행됩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과 행정실장님, 공무직 대표 선생님과 업무지원팀 교사 4명이 함께 참여합니다. 먼저 교무부장 선생님께서 한 주의 주요 일정을 이야기 합니다. 일정을 듣고 혹시 자기 업무에 해당하는 행사나 일이 빠져있다면 보충합니다. 그리고 각자 돌아가며 해당 업무와 관련된 일을 브리핑 합니다. 저의 경우 과학실 리모델링 사업을 맡게 되어 진행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행정실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고 워낙 예산이 큰 일입니다. 구축 계획서를 쓰면서 칠판은 어떤 걸 사고 태블릿은 어떤 걸 살지 스마트 TV..

교육이야기 2021.03.17

혁신학교에서 업무지원팀으로 일한다는 건

1. 담임들은 그만큼의 수고를 절.대. 모른다는 것 비가 왔다. "선생님들 나오세요~" 간만에 아침에 일찍와서 커피를 내리고 블로그에 글이나 써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찰나. 교감 선생님의 콜이다. 비오는 날이라 학생들이 건물로 들어올 때 우산 터는 법을 지도해달라는 것이었다. 아침은 하루 중 가장 정신이 맑은 시간으로 블로그에 이것저것 끄적이기에 아주 좋은 시간인데. 그 좋은 시간을 날릴 판이었다. 봄이 오고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여전히 춥다. 비오는 날은 더해서 따뜻한 겨울 옷을 입고올 껄, 괜히 멋부렸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아침 시간이기도 하고 비가 오기도 해서 바깥은 추웠다. 하지만 교감 선생님의 콜에 어쩔 수 없이?! 중앙 현관 쪽으로 나갔다. 일찍 온 교무 선생님과 함께 나갔다. 이..

교육이야기 2021.03.13

교무실, 여기서 흘러가는 나의 하루

1. 정신 없는 아침 시간 - 수업 시간- 그나마 교담이 있는 시간은 잠깐 한 숨 돌리는 시간 - 급식 - 종례 - 혼자만의 시간으로 다음날 수업 준비 또는 회의, 적막한 교실에서 혼자 있기 담임으로 일할 때 학교에서 나의 루틴이다. 하루 종일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있어야하는 교무실에서 일하다 보니 종례 후 적막한 교실에서 나 혼자 있었던 시간이 너무나도 그립다. 교실의 2/3 정도 되는 교무실은 7명이 함께 사용 중이다. 교감 선생님 1명, 실무사 선생님 2명 그리고 나를 포함한 업무지원팀 교사 4명. 7명 외에도 교무실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다. 물건을 찾으러 온 학생, 선생님 심부름 온 학생, 복사나 코팅을 하러온 선생님들, 교감 선생님을 뵈러 온 선생님들, 각종 물건을 배달하러 오는..

교육이야기 2021.03.12

민원전화, 모두를 만족하기엔 힘든가보다

1. '띠리링 띠리링-' 외부에서 오는 전화벨이 울립니다. 학교 내에서 오는 전화와 외부에서 오는 전화벨소리가 다릅니다. 학교 대표 번호는 주로 교무 실무사 선생님의 전화번호로 연결됩니다. 학기 초에는 특히나 민원 전화가 많습니다. '아이가 언제 끝나나요?', '오늘 급식 하나요?' 부터 해서 '이 학교의 배정 중학교는 어디인가요?', '방과후 00부의 위치가 어디있나요?'까지 학교 생활 모든 것에 관한 문의를 받습니다. 단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전화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학교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해 푸념과 불만을 쏟아내는 학부모님들에겐 그저 불만을 들어드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E안내장이 왜 이렇게 안오냐', 'E안내장이 너무 많이 온다.' 등등 같은 사실에 대해서도 어떤 분은 안내..

교육이야기 2021.03.05

업무지원팀의 시작은 2월부터

1. 2월부터 출근, 방학은 없다 2월에 2주 동안은 항상 출근을 했습니다. 무슨 할일이 그렇게 많은지, 담임 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일들이 쏟아집니다. 저희 학교는 혁신학교로 담임 선생님들은 수업 외에 업무가 없고 모든 업무를 지원팀 선생님들이 하게 됩니다. 특별실 청소, 특별실 장부 만들기, 업무 담당 연수받으러 출장 가기, 각종 안내장 문구 협의하기, 업무조정 회의, 입학식 준비 등등. 담임 교사는 하루가 수업과 학생지도 위주로 흘러간다면 지원팀 교사의 하루는 불쑥불쑥 생기는 예상치 못한 업무들로 채워집니다. 업무지원팀을 하면 사실 담임교사보다는 더 수월할 거라는 저의 착각은 고스란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2. 나의 교실이 없다 = 혼자 있을 공간도 없다 우리 학교는 유난히 교무실의 크기가 적..

교육이야기 2021.03.03

3월 2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개학날

1. 8시까지 출근 오늘은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반이 공개되는 날입니다.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떤 친구와 같은 반이 될까이지요.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학교 외벽에 전지 사이즈로 미리 학생들의 학년 반을 출력해 놓았습니다. 출근 시간 8시 30분 전에 등교하는 학생들도 많으니 오늘은 특별히 일찍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반을 몰라 학교를 배회할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죠. 8시가 조금 넘어서 드문드문 오던 학생들이 9시가 가까워지니 물밀듯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은 각자 벽보 앞에 서서 각자 자기의 이름을 더듬더듬 찾느라 바쁩니다. "와, 나 00이랑 같은 반됐어!", "뭐야? 또 00이랑 같은 반이야?" 등등 추운 날씨에도 학생들은 벽보 앞을 떠날 줄 모릅니다. 2..

교육이야기 2021.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