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업무지원팀의 시작은 2월부터

깨비깨비먹깨비 2021. 3. 3. 10:01

1. 2월부터 출근, 방학은 없다

2월에 2주 동안은 항상 출근을 했습니다. 무슨 할일이 그렇게 많은지, 담임 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일들이 쏟아집니다. 저희 학교는 혁신학교로 담임 선생님들은 수업 외에 업무가 없고 모든 업무를 지원팀 선생님들이 하게 됩니다. 특별실 청소, 특별실 장부 만들기, 업무 담당 연수받으러 출장 가기, 각종 안내장 문구 협의하기, 업무조정 회의, 입학식 준비 등등. 담임 교사는 하루가 수업과 학생지도 위주로 흘러간다면 지원팀 교사의 하루는 불쑥불쑥 생기는 예상치 못한 업무들로 채워집니다. 업무지원팀을 하면 사실 담임교사보다는 더 수월할 거라는 저의 착각은 고스란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2. 나의 교실이 없다 = 혼자 있을 공간도 없다

우리 학교는 유난히 교무실의 크기가 적은 편입니다. 교실 반 정도 되는 크기에 교무 실무사 선생님 두 분과 업무 지원팀 선생님 4명, 교감 선생님까지 총 7명의 성인이 함께 생활합니다.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하교하고나면 나 혼자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깁니다. 다음날 수업 연구를 하든 각종 서류를 작성해야든가 하는 담임으로서의 잡무를 처리하지요. 하지만 교무실에서는 그럴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모든 선생님과 실무사님들이 하는 말이 들리고 다른 선생님께서 무슨 일을 하든 도와드려야할 것 같은 조바심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끊임없이 정신적으로 긴장하고 있어야 하는 피곤함이 있지요. 

 

 

3. 첫 날부터 벌벌 떨었어요, 하지만 학년에서는 이 수고를 모른다는 것

누군가 알아달라고 하는 일은 아닙니다만 학년에서는 지원팀을 더 편한 자리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작년까지 학년에서 담임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어제는 1학년이 입학하는 날이라 밖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을 맞이하고 교실을 안내해야 했습니다. 3월이지만 아침에는 아직도 겨울같은 날씨 때문에 벌벌 떨어야했습니다. 나머지 학년의 학생들에게 학년 반을 안내하고 입학생들에게 교실을 안내하는 것까지 찬바람 부는 아침부터 2시간을 밖에서 떨어야했습니다.

 

담임 선생님들도 학생들이 등교하는 첫날이라 분명 바쁘고 정신없이 하루가 흘러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업무지원팀 선생님들도 조기 출근부터 정신없는 하루였지요. 하지만 담임 선생님들은 업무지원팀이 첫날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무지가 오해를 부르는 것이지요. 

 

앞으로는 학년의 선생님들께 업무지원팀이 무슨일을 하고있는지 티 좀 내려고(?)합니다. 그래야 선생님들도 '업무지원팀이 고생하는 자리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