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15

교장실로 학생들을 불러서,,

6학년 영어를 맡고 있습니다. 영어는 수학만큼이나 수준 차이가 큰 과목이지요. 영어 선행학습을 많이 해서 학교 내용이 너무 쉽고 재미없는 한 반의 1/4은 될 것입니다. 그 반대로 아직 6학년인데도 영어 단어 읽는 것조차 서툰 학생도 많습니다. 한 반의 1/4 정도의 학생들이 그 정도의 수준입니다. 지금 6학년인데 이 정도 실력이면 중학교 가서는 두 말할 것 없이 성적이 하위권을 깔 것입니다. 겨울 방학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는 이상 말이지요. 6학년 영어를 하면서 처음에는 고민했습니다. 영어 부진 학생들을 어느 정도로 남겨서 보충 지도를 해야할지요. 작년에 6학년을 지도했다는 영어 선생님께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초등학교 영어 교육과정의 목표가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키워주는 것이니 ..

교육이야기 2021.06.04

승진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아직 구체적으로 승진의 길을 걸어본적 없지만 막연하게 승진을 하고싶었다. '관리자가 되어 무엇을 하고 싶다'라는 식의 구체적인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승진의 사다리에 막연하게 올라가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혁신학교 근무 4년 째, 올해 처음으로 교무실에서 업무지원팀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교무실에는 교감 선생님도 함께 근무한다. 우리 학교 교감 선생님은 바빠도 너무 바쁘시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등교시간에 교감 선생님은 항상 현관 문 앞쪽에서 학생들을 맞이하신다. 일교차가 너무 컸던 어느날, 예상치 못한 아침 추위에 교감 선생님이 밖에서 오들오들 떨고 계셨던 모습이 선하다. 일교차가 큰 간절기면 항상 감기를 달고 사는 나이기에 그런 교감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어느 학교나 그렇듯 우리학..

교육이야기 2021.05.26

각종 사고 처리실=교무실

1. 울먹울먹하며 저학년 여학생이 교무실로 들어왔다.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교무실 한켠 서랍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분실물 함에 휴대폰은 없었다. 나중에 휴대폰이 분실물로 들어올 수 있으니 학생의 반 번호, 이름을 물어보고 돌려보냈다. 교무실에는 분실물을 위한 서랍 한 칸이 있다. 자기 물건을 잃어버린 학생,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을 들고 온 학생 등등 분실물 때문에 교무실로 찾아오는 학생이 하루 최소 2건 이상은 된다. 2. 우리 학교 교무실을 유난히 작은 편이다. 그러기에 교무실에서 일하는 다른 선생님의 일에 대해서 자발적이든 아니든 알게되는 경우가 있다. 학부모님과 통화하는 교무부장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학부모님이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 모양이다. 교무부장님의 목소리도 점점 격앙되신다. 대부..

교육이야기 2021.05.13

교무실에서 일해보니

10년차 교사로서 이제까지는 쭉- 담임 업무만 해왔다. 올해 처음으로 교무실에 내려와서 처음으로 일하게 되었다. 한 달 이상을 교무실에서 생활해보니 몇가지 장단점이 있다. 1. 담임이 아니라서 생활지도할 필요가 없는 것 확실히 담임을 하면서 학생 생활지도를 한다는 건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싸우거나 다치거나 왕따 사건, 학교폭력 사안이 일어나면 기존 업무 플러스 알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학부모님들을 상대해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점도 수월하다. 몇년 전 교육청에서까지 유명한 악성 민원인 학부모님이 계셨다. 우리반이셨는데 역시나 민원을 제기하셨다. 너무 고달팠던 기억이라 되새기고 싶지도 않다. 2. 한 과목을 가르치기 때문에 수업 준비가 수월한 것 나는 올해 6학년들을 대상으로 영어만..

교육이야기 2021.04.07

교무실에는 항상 과자가 있다. 왜?

선생님들만 가는 곳 교감 선생님을 봬러 갈 때 잠깐 가는 곳 소규모 회의가 있을 때 들르는 곳 이전 학교에서 근무할 때 '교무실'하면 떠올랐던 이미지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다르다. 학생들이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건을 잃어버리면 가는 곳', '하교 후 친구들과 싸웠을 때 들르는 곳' 정도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1학년들이 학교 적응기를 보낼 때 교무실과 교장실에 들른다. 학생들이 교무실에 들어와 한 바퀴를 쭉- 돈다. 교무실에 계신 선생님들은 일어서서 학생들에게 밝게 인사한다. 1학년이라 어리둥절한 학생들은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들께서 설명하십니다. "여러분~ 여기는 여러분이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학교 끝나고 놀고 있는데 다쳤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도..

교육이야기 2021.04.06

4천만원 짜리 예산을 써야하는지 모른채

업무지원팀을 하게됐다. 업무지원팀은 담임보다 수업을 적게하는 대신 각종 업무를 맡게된다. 나의 업무의 큰 꼭지는 학생자치에 관한 것인데 그 외에도 학교 방송, 음악실과 미술실 등 특별실을 맡고 있다. 학교마다 업무지원팀의 일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경우 자치 담당 교사는 자치와 여러 특별실 등 온갖 잡일(?)을 맡고 있다. 2월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게 됐다. 담임 교사라면 2월에 출근해야 하는 날이 손 꼽히는데 지원팀은 다르다. 1학년 입학식 준비, 코로나19로 인한 시간표 준비, 2월에 있는 연수 준비 등으로 최소 2주 동안 출근을 해야한다. "선생님, 올해 과학실 리모델링 공사가 있어요." 뚜둥- '리모델링'이라니. 말만 들어도 덩치가 큰 느낌이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

교육이야기 2021.03.29

"진짜 돼요?", "네, 됩니다."

"우리가 평가 회의에서 결정한 게 진짜 돼요?" 올해 처음 전입오신 선생님께서 물어보십니다. 평가 세로 모임이 진행됐습니다. 각 학년에 평가 담당 선생님께서 모여서 한 달에 한 번 갖는 모임입니다. 첫 세로모임이어서 올해의 평가 횟수와 방향을 정하는 자리였습니다. 혁신학교에서는 의견 수렴 절차가 민주적인 편입니다. 일부의 교사들이 모인 회의에서 결정되는 사항이 전체 학교의 의견으로 받아지곤 합니다. 일반 학교에서 막 전입오신 선생님들은 이런 문화가 조금은 낯설수 있습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관리자 혹은 교무실에서 결정한 사항을 교사들에게 전달하는게 대다수이기 때문이죠. 무늬만 '회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건 있습니다. 혁신 학교에서는 교사의 업무 경감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팀이 있고 대신 담임 교사..

교육이야기 2021.03.25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학교 생활

최근에도 확진자가 400명대로 유지되면서 우리 지역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히 1.5단계입니다. 저는 올해 6학년 영어 교담을 하게 되었는데요 우리 학교는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매일 등교 하기 위해 시간표를 짰습니다. 1~4학년은 평소 등교하는 9시에 학교에 옵니다. 대신 한 차시 수업 시간은 기존의 40분에서 5분 감축한 35분 입니다. 학교 내 밀집도를 최소화 하기 위해 5, 6학년은 1, 2교시를 원격 수업으로 공부하고 11시 50분까지 등교해서 공부합니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 매일 모든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도 많습니다. 학생들이 며칠 씩 번갈아가며 학교에 나오는 것이지요. 5, 6학년이 1, 2교시에 집에서 원격으로 공부하는 것 자체에도 불만족하는 학부모님이 계십니다. 교무..

교육이야기 2021.03.22

혁신학교 업무지원팀이란?

혁신 :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서 새롭게 함 사실 나도 혁신학교로 발령나기 전까지는 혁신학교가 어떤 학교인지 몰랐다. 6년차가 되던 해에 학교를 옮기게 되었고 1지망부터 10지망까지 주로 집과 가까운 몇군데 학교에 지원했다. 그리고 3순위인 지금의 학교로 발령 나게 되었다. 1~2순위가 아니면 쑥 미끄러져 내가 생각지도 못한 학교로 발령이 난다고 하는데 3순위 학교로 발령나게 되었다니 신기하고 얼떨떨했던 것 같다. 처음 이 학교에 왔을 때 학교 곳곳에 '빛고을 혁신학교'라는 스티커가 붙혀 있었다. '혁신학교가 뭐지?' 교사인 나조차도 혁신학교의 개념이 생소했다. 혁신학교는 수업, 교직문화, 업무혁신 등 기존의 학교가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새롭게 바꾸어 교사는 수업에 집중하고..

교육이야기 2021.03.18

업무지원팀이 하는 회의,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업무지원팀은 수시로 각종 회의에 투입?됩니다. 그리고 각종 의견을 냅니다. 최근에 했던 회의들을 몇 개 나열하자면 1. 월요일 아침마다 하는 업무지원팀 회의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업무지원팀 회의가 진행됩니다. 교장, 교감 선생님과 행정실장님, 공무직 대표 선생님과 업무지원팀 교사 4명이 함께 참여합니다. 먼저 교무부장 선생님께서 한 주의 주요 일정을 이야기 합니다. 일정을 듣고 혹시 자기 업무에 해당하는 행사나 일이 빠져있다면 보충합니다. 그리고 각자 돌아가며 해당 업무와 관련된 일을 브리핑 합니다. 저의 경우 과학실 리모델링 사업을 맡게 되어 진행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행정실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고 워낙 예산이 큰 일입니다. 구축 계획서를 쓰면서 칠판은 어떤 걸 사고 태블릿은 어떤 걸 살지 스마트 TV..

교육이야기 2021.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