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4천만원 짜리 예산을 써야하는지 모른채

깨비깨비먹깨비 2021. 3. 29. 13:43

업무지원팀을 하게됐다. 업무지원팀은 담임보다 수업을 적게하는 대신 각종 업무를 맡게된다. 나의 업무의 큰 꼭지는 학생자치에 관한 것인데 그 외에도 학교 방송, 음악실과 미술실 등 특별실을 맡고 있다. 

 

학교마다 업무지원팀의 일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경우 자치 담당 교사는 자치와 여러 특별실 등 온갖 잡일(?)을 맡고 있다. 

 

2월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게 됐다. 담임 교사라면 2월에 출근해야 하는 날이 손 꼽히는데 지원팀은 다르다. 1학년 입학식 준비, 코로나19로 인한 시간표 준비, 2월에 있는 연수 준비 등으로 최소 2주 동안 출근을 해야한다. 

 

"선생님, 올해 과학실 리모델링 공사가 있어요."

뚜둥- '리모델링'이라니. 말만 들어도 덩치가 큰 느낌이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과학실 리모델링 공사는 비용만 해도 4천만원을 써야하는, 학교 예산 측면에서 꽤 큰 행사였다. 덕분에 요즘은 늦게 퇴근하는 일이 잦아졌다. 

 

리모델링이라 사야하는 기자재와 설비가 많고 우리 학교 과학실 크기에 맞게 물건을 사야하기 때문에 측정 및 업체와의 잦은 연락이 필요하다. 가장 힘든 점은 불친절한 행정실 담당자와 부딪쳐야할 일이 아주 많다는 것. 

 

이런 커다란 일이 생길지도 모른채 업무를 맡게 되었고 요즘 허덕이고 있다. 내 수업이 A, 그 외에 자치 담당 교사로서의 일이 B, C, D라면 B, C, D의 합보다 지금의 과학실 일의 규모가 큰 상황이다. 

 

다짐했다. 내년에도 기필코 이 업무 담당자가 되기로. 올해 자치 담당 교사의 업무를 파악하기도 했고 과학실 리모델링 사업이 없다면 내년에는 이 업무가 훨씬 수월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