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초등학교 7

각종 사고 처리실=교무실

1. 울먹울먹하며 저학년 여학생이 교무실로 들어왔다.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교무실 한켠 서랍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분실물 함에 휴대폰은 없었다. 나중에 휴대폰이 분실물로 들어올 수 있으니 학생의 반 번호, 이름을 물어보고 돌려보냈다. 교무실에는 분실물을 위한 서랍 한 칸이 있다. 자기 물건을 잃어버린 학생,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을 들고 온 학생 등등 분실물 때문에 교무실로 찾아오는 학생이 하루 최소 2건 이상은 된다. 2. 우리 학교 교무실을 유난히 작은 편이다. 그러기에 교무실에서 일하는 다른 선생님의 일에 대해서 자발적이든 아니든 알게되는 경우가 있다. 학부모님과 통화하는 교무부장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학부모님이 사사건건 꼬투리를 잡는 모양이다. 교무부장님의 목소리도 점점 격앙되신다. 대부..

교육이야기 2021.05.13

교무실에서 일해보니

10년차 교사로서 이제까지는 쭉- 담임 업무만 해왔다. 올해 처음으로 교무실에 내려와서 처음으로 일하게 되었다. 한 달 이상을 교무실에서 생활해보니 몇가지 장단점이 있다. 1. 담임이 아니라서 생활지도할 필요가 없는 것 확실히 담임을 하면서 학생 생활지도를 한다는 건 신경을 많이 써야하는 부분이다. 학생들이 싸우거나 다치거나 왕따 사건, 학교폭력 사안이 일어나면 기존 업무 플러스 알파가 생기기 때문이다. 학부모님들을 상대해야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점도 수월하다. 몇년 전 교육청에서까지 유명한 악성 민원인 학부모님이 계셨다. 우리반이셨는데 역시나 민원을 제기하셨다. 너무 고달팠던 기억이라 되새기고 싶지도 않다. 2. 한 과목을 가르치기 때문에 수업 준비가 수월한 것 나는 올해 6학년들을 대상으로 영어만..

교육이야기 2021.04.07

교무실에는 항상 과자가 있다. 왜?

선생님들만 가는 곳 교감 선생님을 봬러 갈 때 잠깐 가는 곳 소규모 회의가 있을 때 들르는 곳 이전 학교에서 근무할 때 '교무실'하면 떠올랐던 이미지다. 하지만 우리학교는 다르다. 학생들이 쉽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물건을 잃어버리면 가는 곳', '하교 후 친구들과 싸웠을 때 들르는 곳' 정도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1학년들이 학교 적응기를 보낼 때 교무실과 교장실에 들른다. 학생들이 교무실에 들어와 한 바퀴를 쭉- 돈다. 교무실에 계신 선생님들은 일어서서 학생들에게 밝게 인사한다. 1학년이라 어리둥절한 학생들은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들께서 설명하십니다. "여러분~ 여기는 여러분이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학교 끝나고 놀고 있는데 다쳤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도..

교육이야기 2021.04.06

4천만원 짜리 예산을 써야하는지 모른채

업무지원팀을 하게됐다. 업무지원팀은 담임보다 수업을 적게하는 대신 각종 업무를 맡게된다. 나의 업무의 큰 꼭지는 학생자치에 관한 것인데 그 외에도 학교 방송, 음악실과 미술실 등 특별실을 맡고 있다. 학교마다 업무지원팀의 일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경우 자치 담당 교사는 자치와 여러 특별실 등 온갖 잡일(?)을 맡고 있다. 2월부터 업무 인수인계를 받게 됐다. 담임 교사라면 2월에 출근해야 하는 날이 손 꼽히는데 지원팀은 다르다. 1학년 입학식 준비, 코로나19로 인한 시간표 준비, 2월에 있는 연수 준비 등으로 최소 2주 동안 출근을 해야한다. "선생님, 올해 과학실 리모델링 공사가 있어요." 뚜둥- '리모델링'이라니. 말만 들어도 덩치가 큰 느낌이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

교육이야기 2021.03.29

"진짜 돼요?", "네, 됩니다."

"우리가 평가 회의에서 결정한 게 진짜 돼요?" 올해 처음 전입오신 선생님께서 물어보십니다. 평가 세로 모임이 진행됐습니다. 각 학년에 평가 담당 선생님께서 모여서 한 달에 한 번 갖는 모임입니다. 첫 세로모임이어서 올해의 평가 횟수와 방향을 정하는 자리였습니다. 혁신학교에서는 의견 수렴 절차가 민주적인 편입니다. 일부의 교사들이 모인 회의에서 결정되는 사항이 전체 학교의 의견으로 받아지곤 합니다. 일반 학교에서 막 전입오신 선생님들은 이런 문화가 조금은 낯설수 있습니다. 일반 학교에서는 관리자 혹은 교무실에서 결정한 사항을 교사들에게 전달하는게 대다수이기 때문이죠. 무늬만 '회의'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건 있습니다. 혁신 학교에서는 교사의 업무 경감을 덜어주기 위해 지원팀이 있고 대신 담임 교사..

교육이야기 2021.03.25

혁신학교에서 업무지원팀으로 일한다는 건

1. 담임들은 그만큼의 수고를 절.대. 모른다는 것 비가 왔다. "선생님들 나오세요~" 간만에 아침에 일찍와서 커피를 내리고 블로그에 글이나 써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찰나. 교감 선생님의 콜이다. 비오는 날이라 학생들이 건물로 들어올 때 우산 터는 법을 지도해달라는 것이었다. 아침은 하루 중 가장 정신이 맑은 시간으로 블로그에 이것저것 끄적이기에 아주 좋은 시간인데. 그 좋은 시간을 날릴 판이었다. 봄이 오고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여전히 춥다. 비오는 날은 더해서 따뜻한 겨울 옷을 입고올 껄, 괜히 멋부렸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아침 시간이기도 하고 비가 오기도 해서 바깥은 추웠다. 하지만 교감 선생님의 콜에 어쩔 수 없이?! 중앙 현관 쪽으로 나갔다. 일찍 온 교무 선생님과 함께 나갔다. 이..

교육이야기 2021.03.13

업무지원팀의 시작은 2월부터

1. 2월부터 출근, 방학은 없다 2월에 2주 동안은 항상 출근을 했습니다. 무슨 할일이 그렇게 많은지, 담임 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일들이 쏟아집니다. 저희 학교는 혁신학교로 담임 선생님들은 수업 외에 업무가 없고 모든 업무를 지원팀 선생님들이 하게 됩니다. 특별실 청소, 특별실 장부 만들기, 업무 담당 연수받으러 출장 가기, 각종 안내장 문구 협의하기, 업무조정 회의, 입학식 준비 등등. 담임 교사는 하루가 수업과 학생지도 위주로 흘러간다면 지원팀 교사의 하루는 불쑥불쑥 생기는 예상치 못한 업무들로 채워집니다. 업무지원팀을 하면 사실 담임교사보다는 더 수월할 거라는 저의 착각은 고스란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2. 나의 교실이 없다 = 혼자 있을 공간도 없다 우리 학교는 유난히 교무실의 크기가 적..

교육이야기 2021.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