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야기 15

혁신학교에서 업무지원팀으로 일한다는 건

1. 담임들은 그만큼의 수고를 절.대. 모른다는 것 비가 왔다. "선생님들 나오세요~" 간만에 아침에 일찍와서 커피를 내리고 블로그에 글이나 써야겠다, 라고 생각했던 찰나. 교감 선생님의 콜이다. 비오는 날이라 학생들이 건물로 들어올 때 우산 터는 법을 지도해달라는 것이었다. 아침은 하루 중 가장 정신이 맑은 시간으로 블로그에 이것저것 끄적이기에 아주 좋은 시간인데. 그 좋은 시간을 날릴 판이었다. 봄이 오고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여전히 춥다. 비오는 날은 더해서 따뜻한 겨울 옷을 입고올 껄, 괜히 멋부렸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곤 한다. 아침 시간이기도 하고 비가 오기도 해서 바깥은 추웠다. 하지만 교감 선생님의 콜에 어쩔 수 없이?! 중앙 현관 쪽으로 나갔다. 일찍 온 교무 선생님과 함께 나갔다. 이..

교육이야기 2021.03.13

교무실, 여기서 흘러가는 나의 하루

1. 정신 없는 아침 시간 - 수업 시간- 그나마 교담이 있는 시간은 잠깐 한 숨 돌리는 시간 - 급식 - 종례 - 혼자만의 시간으로 다음날 수업 준비 또는 회의, 적막한 교실에서 혼자 있기 담임으로 일할 때 학교에서 나의 루틴이다. 하루 종일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있어야하는 교무실에서 일하다 보니 종례 후 적막한 교실에서 나 혼자 있었던 시간이 너무나도 그립다. 교실의 2/3 정도 되는 교무실은 7명이 함께 사용 중이다. 교감 선생님 1명, 실무사 선생님 2명 그리고 나를 포함한 업무지원팀 교사 4명. 7명 외에도 교무실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다. 물건을 찾으러 온 학생, 선생님 심부름 온 학생, 복사나 코팅을 하러온 선생님들, 교감 선생님을 뵈러 온 선생님들, 각종 물건을 배달하러 오는..

교육이야기 2021.03.12

민원전화, 모두를 만족하기엔 힘든가보다

1. '띠리링 띠리링-' 외부에서 오는 전화벨이 울립니다. 학교 내에서 오는 전화와 외부에서 오는 전화벨소리가 다릅니다. 학교 대표 번호는 주로 교무 실무사 선생님의 전화번호로 연결됩니다. 학기 초에는 특히나 민원 전화가 많습니다. '아이가 언제 끝나나요?', '오늘 급식 하나요?' 부터 해서 '이 학교의 배정 중학교는 어디인가요?', '방과후 00부의 위치가 어디있나요?'까지 학교 생활 모든 것에 관한 문의를 받습니다. 단순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자 하는 전화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학교로서도 어찌할 수 없는 것에 대해 푸념과 불만을 쏟아내는 학부모님들에겐 그저 불만을 들어드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E안내장이 왜 이렇게 안오냐', 'E안내장이 너무 많이 온다.' 등등 같은 사실에 대해서도 어떤 분은 안내..

교육이야기 2021.03.05

업무지원팀의 시작은 2월부터

1. 2월부터 출근, 방학은 없다 2월에 2주 동안은 항상 출근을 했습니다. 무슨 할일이 그렇게 많은지, 담임 했을 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일들이 쏟아집니다. 저희 학교는 혁신학교로 담임 선생님들은 수업 외에 업무가 없고 모든 업무를 지원팀 선생님들이 하게 됩니다. 특별실 청소, 특별실 장부 만들기, 업무 담당 연수받으러 출장 가기, 각종 안내장 문구 협의하기, 업무조정 회의, 입학식 준비 등등. 담임 교사는 하루가 수업과 학생지도 위주로 흘러간다면 지원팀 교사의 하루는 불쑥불쑥 생기는 예상치 못한 업무들로 채워집니다. 업무지원팀을 하면 사실 담임교사보다는 더 수월할 거라는 저의 착각은 고스란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2. 나의 교실이 없다 = 혼자 있을 공간도 없다 우리 학교는 유난히 교무실의 크기가 적..

교육이야기 2021.03.03

3월 2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개학날

1. 8시까지 출근 오늘은 처음으로 학생들에게 반이 공개되는 날입니다.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는 어떤 친구와 같은 반이 될까이지요.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볼 수 있는 학교 외벽에 전지 사이즈로 미리 학생들의 학년 반을 출력해 놓았습니다. 출근 시간 8시 30분 전에 등교하는 학생들도 많으니 오늘은 특별히 일찍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 반을 몰라 학교를 배회할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죠. 8시가 조금 넘어서 드문드문 오던 학생들이 9시가 가까워지니 물밀듯이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은 각자 벽보 앞에 서서 각자 자기의 이름을 더듬더듬 찾느라 바쁩니다. "와, 나 00이랑 같은 반됐어!", "뭐야? 또 00이랑 같은 반이야?" 등등 추운 날씨에도 학생들은 벽보 앞을 떠날 줄 모릅니다. 2..

교육이야기 2021.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