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자가격리 일기4

깨비깨비먹깨비 2022. 1. 2. 10:08

#12월 30일 목요일 밤

학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후로는 퇴근 여부와는 상관 없이 학교 단톡방이 쉴새없이 정보 교환 수단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진 상황, 원격 수업 여부, 민원 대응 방법 등을 주고 받느라 퇴근 후에도 몸은 집이지만 계속 근무 중인 느낌이었다. 

 

오늘 퇴근 후는 조용할까 싶었는데 학교 단톡방 알림이 울렸다. 확진된 학생 중 오미크론 확진자가 있으니 접종 완료자라도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확진 된 학생 중에는 내가 가르친 학생도 있어 나 또한 자가격리 대상이 되었다. 

 

모든 교직원이 백신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기 때문에 격리 대상에서는 제외되겠지 안심하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람. 오미크론 밀접 접촉은 백신 접종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격리를 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주말이라 하더라도 하루종일 집에 못 있는 성격이다. 잠깐 집앞이나 아파트 단지 주변을 산책하더라도 밖을 나가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점점 우울해지거나 혼자 뭘 해야할지를 모르는 성격이었다. 그런 나에게 격리 소식은 코로나19 확진 소식 만큼이나 큰 충격이었다. 작은 방에 갖혀 며칠을 어떻게 보낼까 싶은 생각에 아득해졌다. 어지간하면 우는 일이 없는 나인데 허망함, 몸둘바를 모르겠는 감정, 당황스러움에 눈물이 흘렀다. 

 

톡을 받은지 두시간 쯤 지났을까, 밤 10시가 다되어 보건소에서 연락이 왔다. '이제 진짜 공식적으로 격리 통보를 받는 거구나' 마음이 한번더 철렁했다. 마치 확인 사살 받은 느낌이랄까.

 

보건소 직원의 수화기 너머로 바쁜 현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도 무척이나 당황한 상태였지만 밤 늦게까지 고생하고 있는 직원분에게 '밤늦게까지 고생하시네요'라는 위로아닌 위로를 끝으로 통화를 끊었다. 

 

나는 오미크론 확진된 학생과 28일 화요일에 마지막으로 접촉했으므로 28일을 시작일로 10일간 격리해야 한다고 했다. 1월 7일 금요일 낮 12시에 격리가 해제되며 전날인 6일에 해제 전 검사를 한 번 더 받는다고 했다. 집 주소를 확인하더니 이틀 뒤인 토요일에 각종 물품이 집으로 배달 될 것이라고 했다. 

 

모든 것이 처음 겪는 일들이라 당황스러움과 허망함, 격리해야하는 답답함 등등 너무 수많은 감정들이 머리를 채웠다.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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