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일기

임신 극초기, 초기 증상, 배테기, 임테기, 얼리 임테기, 산부인과 진료

깨비깨비먹깨비 2023. 1. 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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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란테스기 (짧은) 사용기
-2022년 12월 5일 : 배란테스트기 구입
-12월 13일 : 첫 배테기 테스트
-12월 21일 : 13일 부터 꾸준히 배테기를 하루에 한 번씩 혹은 두 번씩 테스트
-12월 30일 : 21일 배테기 한 후 반포기(?) 상태였다가 마지막으로 배테기 실시

나도 남편도 적은 나이는 아니었고 연애를 오래한 후 결혼 했기에 슬슬 아이 생각이 들었다.
12월부터는 임신을 준비하고자 배란테스트기를 사서 2주 넘게 배테기를 해보았으나 나의 수치는 항상 1.0에서 3.0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 날 두번 테스트를 한 적도 있는데 한 번 더 하면 혹여나 수치가 더 높게 나올까 해서 해보았지만 역시나 결과는 비슷ㅠ

검색해보니 배란일 부근이 되면 수치가 9.0까지 갑자기 올라가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호르몬 수치가 좀 후하게(?) 나온다는 다른 배테기로 갈아타 임신에 성공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에잇, 생길 아이면 생기겠지.' 싶기도 했고 워낙 업무로 지쳐 집에 오면 쉬기 바빴기에 그마저도 했던 배테기를 때려치웠다.

임신 확인 전 있었던 이러저러한 일들
-2022년 11월 30일 수요일 : 마지막 생리 시작일
-2023년 1월 5일 목요일 저녁 첫 임신테스트기 : 혹시나 해서? 역시나 아님(한 줄=음성)
-1월 9일 월요일 오전 첫 산부인과 방문 : 배란일 받으러 (이때까지만 해도 임신은 상상도 못함, 아니 안함)
-1월 12일 목요일 저녁 두번째 임테기 : 혹시나 해서? 희미한 결과선 확인(두 줄=양성, 임신)
-1월 13일 금요일 아침 세번째 임테기 : 희미한 결과선 재확인(두 줄=양성, 임신)
-1월 17일 화요일 오전 얼리 임테기 : 희미한 결과선 재확인(두 줄=양성, 임신)
-1월 17일 화요일 오후 두번 째 산부인과 방문 : 초음파로 아기집 확인 안 됨, 피검사 결과 임신 확인(수치280)

22년 12월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었다.
보통 나의 생리 주기는 30일 정도인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생리가 5일에서 최대 10일까지 미뤄지곤 했다.
(TMI_최근 몇개월간의 생리 시작일을 보면 7월 23일 - 8월 28일 - 9월 27일 - 10월 29일 - 11월 30일 순이었다.)
11월 30일이 생리시작일이었으니 스트레스로 인해 12월은 건너뛰고 1월 초에나 생리를 하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다.
23년 1월이 되었고 여전히 생리는 시작하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1월 5일 저녁 임테기를 해보았다.
역시나 결과선(T)은 뜨지 않았다.
아무리 눈을 크게뜨고 이리저리 밝은 곳에서 임테기를 보았지만 몇십분이 흐른 뒤에도 임테기는 그대로였다.
'임신은 무슨 임신, 곧 생리를 하겠구나.'라는 생각이었다.


1월 9일

다음 배란일 날짜를 받을 겸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12월에 개인적인 일로 힘들어 생리가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미리 의사 선생님에게 말씀드렸다.
초음파를 마치고 나서 선생님 역시 '자궁이 생리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임신을 알게된 지금 생각해보면 '생리를 준비하고 있다=자궁 내벽이 두꺼워졌다'라는 의미인 것 같은데
그때는 워낙 임신 극초기라 그런지 초음파로 아기집 등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상태라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의사 선생님이 '생리 시작후 14일 후쯤 오시면 배란일 봐드리겠다.'고 했다.

의사 선생님이 자궁이 생리를 준비중이라고 말씀하신 걸 들어서인지 곧 생리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나는 배란일 후에도 생리 전에 속옷에 분비물이 많이 묻어나는 편이다.
역시나 분비물이 늘었고 그래서인지 질 부분이 축축하다는 느낌을 항상 받아 곧 생리를 할거라고 한치의 의심(?)도 없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생리를 하지 않았고 분비물은 그대로 묻어났다.
그리고 생리 직전처럼 배가 조금씩 불편하기 시작했다.
나는 첫날에만 생리통이 정말 심해서 진통제를 먹지 못하면 버티지 못할 정도이다.
생리통의 아픔이 10정도라면 2-3 정도의 불편함이랄까?
남편이 가슴을 만질 때마다 조금씩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가슴이 아픈 것 까지는 아니어도 불편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1월 10일과 11일에 급하게 일이 생겨 1박 2일로 서울에 다녀왔다.
지하철과 버스를 제시간에 타야해서 계단을 몇번이나 뛰면서 오르락 내리락 했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이틀동안 버스, 지하철을 안 놓칠려고 뛰고 계단을 몇번 왔다갔다했는데도 아이가 잘 버텨준 것(?)이 감사하고 신기할 뿐이다.

1월 12일 저녁
남편과 이야기를 하다가 '생리가 이렇게도 미뤄질 수 있을까?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다' 말하며 임테기를 해보았다.
결과선 T에 얇고 흐린선이 나타났다. 잘 못 본건 아닌지 의심이 되어 이리저리 봐도 흐린선이 보였다.

진하게 보이는 오른쪽 선 왼편에 희미하게 보이는 결과선

무심하게 유투브를 보고있던 남편을 불렀다.
남편 역시 흐린선이 보인다고 했다.
여기저기 검색을 시작했다.
결과선이 아무리 흐리더라도 양성은 양성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는데 아침 소변으로 테스트 하는게 가장 정확하다고 했다.
'과연 다음날 아침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까?' 궁금함 반 호기심 반으로 잠을 청했다.


1월 13일 아침
임테기를 해보니 역시나 어제 저녁과 비슷한 결과였다.
결과선은 더 진해지거나 하는 드라마틱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으나 여전히 흐리게 보였다.

진한 대조선 왼쪽에 연하게 보이는 결과선

이날이 금요일이었고 남편이 시간이 안되어 다음주에 산부인과를 방문하기로 했다.


1월 17일 오전
남편에게 전날 얼리 임테기를 사오라고 했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얼리 임테기를 해보았다.
친구 말로는 얼리 임테기는 호르몬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그래서인지 일반 임테기의 2배정도 가격이다.) 그냥 임테기보다 더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얼리 임테기의 결과선 역시 임테기와 마찬가지로 희미했지만 일반 임테기에 비해 결과선이 빠르게 드러났다.

희미하게 보이는 결과선(T)

각종 블로그에 임신을 확인하려고 임산부들이 임테기를 여러번 해봤다고 한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됐다.
산부인과에 가기 전까지 재차 임신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었다.


1월 17일 오후
임신이 된걸 미리(?) 자축할 겸 점심으로 외식을 한 후 산부인과에 갔다.
하지만 나의 자궁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께 마지막 관계를 한게 12월 21일 쯤으로 추정(?)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의사 선생님이 만약 그렇다면 지금 초음파로 아기집이 보여야 정상이라고 하셨다.
선생님은 자궁외 임신일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말씀하셨다. ㅠㅠ
쨌든 정확한 검사를 위해 혈액 검사를 하기로 했다.
만약 임신이라면 호르몬 수치가 5에서 2000까지 나올 수 있다고 하셨는데 임신 초기일 수록 수치가 낮다고 말씀하셨다.
피를 뽑고 병원을 나오는 길,
나와 남편은 임신도 아닌데 미리 김칫국은 김칫국대로 마시고 기대만 잔뜩 한 건 아닌지
괜히 없었던 아기를 있었던 걸로 상상했던 건 아닌지 하며 허탈해 했다.

3시쯤 채혈을 했고 결과는 5시쯤 연락을 주신다고 했다.
초조하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집에 와서 영화를 봤지만 영화 내용이 전혀 집중 되지 않았다.
4시쯤 전화가 왔는데 아까 초음파를 봐주셨던 남자 의사 선생님이셨다.
'혈액 검사 결과 호르몬 수치가 280으로 나왔고 이정도 수치면 자궁에서 아기가 보이지 않는게 맞다'고 하셨다.
선생님께 연신 감사하다고 말씀드린후 남편에게 소식을 알렸다.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다.
선생님께서는 아기집을 확인하러 2주 내에 병원을 방문하라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