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일기

임신 극초기 증상, 점점 진해지는 임테기 결과선, 가슴과 복부 불편함, 허기짐, 쏟아지는 잠

깨비깨비먹깨비 2023. 1. 24. 18:44

"좋아요와 댓글은 제가 글을 쓰는 데 큰 힘이 됩니다. "

나의 임신 극초기 증상
-가슴 불편함 및 커짐
-복부 불편함 및 통증
-진해지는 임테기 결과선
-잠이 많아짐
-허기짐을 자주 느낌

지금 나는 아기집도 확인되지 않은 임신 극초기 상태이다.
처음에 임신인지 긴가민가 했을 때
임테기 결과선이 흐리게 나왔을 때(=두 줄, 양성)
'임신 극초기 증상'으로 얼마나 많은 검색을 해보았는지 모른다.
대부분 비슷한 내용의 글이 나왔지만 혹시나 더 새로운 정보가 있을까싶어
아침에 검색한 후 자기 전 밤에 한 번 더 검색을 해보곤 했다.
검색 결과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전박적으로 비슷한 증상을 겪지만 사람마다 다르다.'
생리통이 없는 사람도 있고 생리통이 있는 사람도 허리만 아프거나 복통만 심하거나 통증의 정도가 다르듯
임산 극초기의 증상도 사람마다 다른건 아닐까? 막연하게 추측해본다.
여기서는 비교적 둔감한 편인 내가
(평소 무릎에 멍이 들어도 모르고 있다가 남편이 말해줘야 알아채는 정도)
어떤 몸의 변화를 느끼고 있는지 써보려고 한다.

가슴 불편함 및 커짐
나는 가슴이 아주 작은 편이라
옷을 겹겹히 겹쳐입는 가을이나 겨울만 되어도 브라를 하지 않고 니플 패치만 붙히고 다닌다.
조금 두꺼운 니플패치만 붙혀도 유두 티가 나지 않고
(뚫어져라 내 가슴을 관찰하는 사람은 없을 것임을 가정하고)
브라를 차지 않아도 되서 답답함 없이 정말 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고 소중한(?) 내 가슴이 조금씩 커짐이 느껴진다. 가슴이 불편한 느낌과 함께.

'아프다'라고 말하기에는 그 정도는 민망하고
가령 남편이 가슴이 주무르면 그 전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던 것이
이제는 남편이 가슴을 조금이라도 세게 만지면
살짝 통증이 오려고 하는 정도의 느낌이랄까?
가슴 통증이 10이라면 1~2정도의 불편함이다.
가슴이 식탁 등에 닿게나 엎드려서 책을 읽을 때면 압박되어 불편한 느낌이 든다.

오늘은 1월 24일
(일주일 전 17일에 혈액검사 결과 비교적 낮은 수치이지만-280- 임신 확인)
웃옷을 들어 가슴을 확인했는데 그새 가슴이 조금 커져있는 느낌이었다.
정확히는 가슴이 불고있는 느낌이랄까.
가슴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하는 겨드랑이 부분부터도 가슴이 커지고 있는 느낌이다.
가슴의 일부분이 아니라 가슴 주변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부풀고 있는 느낌이다.


자궁 쪽 불편함 및 통증
자궁쪽 복부는 임테기 대조선이 희미하게 나올 때부터 불편하게 느껴졌다.
생리통의 10정도의 아픔이라면
아픔이라하기엔 민망한 정도로 2~3정도의 불편함이
롤러코스터처럼 불편했다 - 안불편했다를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
그나마 걷거나 청소를 하거나 영상을 보는 등 다른 일에 집중하면 불편함을 잠시 잊을 수 있는 정도.
그런데 예상 못했던 복통이 찾아왔다.

22일 일요일 밤
여느날처럼 잠을 청했는데 새벽에 배가 심하게 아픈 꿈을 꿨다.
잠결에 꿈에서만 아픈건줄 알았는데 배가 실제로 심하게 아픈게 꿈과 연결된 것이었다.
잠에서 깨니 등과 온몸에 식은땀이 나고 배가 쥐어짤 듯 아팠다.
배를 쥐어잡고 트는 것 같은 아픔이었다.
심한 생리통과 비슷하거나 혹은 그보다 더한 아픔이었다.
'세상 모르고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을 깨워야 하나, 응급실을 가야되나?'
잠결에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휴대폰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37분이었다.
그렇게 몇번을 뒤척이다가 금새 잠이 들어버렸다.
다행히도 통증이 오래가지는 않았나보다.

23일(다음날) 아침
남편에게 지난밤 일을 설명했다.
돌아오는 화요일까지는 설 명절이기 때문에 명절 후에 병원엘 가보자고 했다.
그리고는 폭풍 검색을 시작했다.
혹시나 유산인건 아닌지 별별 생각과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블로그나 맘카페 등 나와 같이 임신 초기에 극심한 복통을 겪은 사람들이 있었다.
결과는 두 개로 나뉘었는데 유산의 징후이거나 이유없이 아픈 것이었다.

유산의 징후였던 사람들은 복통과 함께 대부분 생리같은 출혈을 겪었다고 했다.
유산하면서 출혈을 겪었던 사람들은 속옷에 혹시 출혈이 묻어날 수 있으니
발견하기 쉽도록 밝은색 속옷을 입으라고 했다.
소변을 본 후 휴지로 닦을 때도 잘 관찰하라고 했다.

이유없이 아팠던 사람들은 진찰을 가보니
'별 이상이 없다, 몸이 적응하느라 그런가 보다, 자궁이 커져야 하니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착상의 과정에서 그럴수 있다'등의 말을 들었다고 한다.
하나같이 '~일 수도 있다'라는 소견을 들었다고 한다.
그 말인 즉슨 의사도 통증의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23일 밤
화장실을 한 번 갔다가 잠을 청하려고 소변을 본 후 휴지로 닦았다.
아주 살-짝 갈색의 끈끈한 무언가가 휴지에 묻었다.
'헐 설마 나도 출혈이? 유산이?? 큰일 났다. 유산될 애였나? 내가 너무 안정을 취하지 않았었나?'
순간 온갖 생각이 머리를 빠르게 스쳐갔다.
속옷에 묻어났던 것은 없었으니 다시 한번 깊숙히 힘을 주어 휴지로 닦아보았다.
갈색의 끈끈한 액체가 역시나 아주 소량으로 묻었다. 손가락 한꼬집 정도랄까?
다시 한 번 닦았는데 묻어나는 것은 없었다.

유산을 겪었던 분들의 후기에 의하면 출혈이 점점 양이 많아진다고 했다.
잠을 자야하니 혹시나 몰라서 대형 생리대를 찼다.
'유산이 될 수도 있겠구나. ㅠㅠ 어쩔 수 없지. 건강한 아이가 아니었다보다.'
그새 채념이 됐다.

한 티비 프로그램에서 나이 지긋한 남자 산부인과 의사가 말씀하시길
"아무리 노력해도 유산될 애는 유산 돼요"라고 했다.
나는 반대로 생각해서 '될놈될, 유산 안될 애는 유산 안된다'는 의미로 마음대로 받아들여버렸다.
(나는 단순한 편이기에 중요한 일에도 때론 내 나름대로 단정지은 명제를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이곤 한다.)

그날 밤은 다행히 통증 없이 잘 자고 일어났다.
배는 여전히 불편한 느낌이 주기적으로 왔다갔다 하지만 어젯밤과 같은 무서운 통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말 다행히도 생리대에 묻어나는 것도 전혀 없었다.
아침에 첫 소변을 보고 휴지로 닦은 것을 혹시나 하고 보고 또 보았는데도 묻어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보니 이틀전 새벽에 겪었던 통증이 꼭 밤에만 나타나리라는 법도 없는데
그날 밤 극심한 통증 이후로는 심한 통증이 오지 않고 있다.

점점 진해지는 임테기 결과선(T)
24일 화요일 오후
친구가 편의점에서 사다준 일반 임테기가 하나 남아있던 것이 생각났다.
딱 오늘로부터 일주일 전 17일 오후에 혈액 검사로 호르몬 수치가 280이므로 임신이 맞다고 산부인과에서 연락을 받았다.
(임신 호르몬 수치는 5에서 2000까지 나오는데 이정도 수치면 초음파로 자궁을 보았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게 맞다고 하셨다. 수치가 낮을 수록 임신 초기이다. )
일주일 전에는 결과선(T, 임테기 두 줄 중 왼쪽 선)이 희미하게 나왔었는데
블로그 검색 결과에 의하면 기간이 오래 될수록 임테기 결과선이 더 진해진다고 했다.
임신 호르몬 수치가 더 올라가니 결과선도 더 진해지는 거겠지?

내가 정상 임신이 맞다면
이틀 전 겪었던 복통으로 인한 유산이 아니라면
임테기의 결과선이 더 선명하게 나오리라 생각했다.

17일에 했던 하늘색 얼리임테기의 희미한 결과선(T)과 24일에 한 주황색 임테기의 진한 결과선(T)

역시나 대조선이 일주일 전에는 흐리게 나왔다면 오늘은 확실히 선명해졌다.
의사 선생님 말로는 임신 호르몬 수치가 280이었다가 290, 300 이런식으로 조금씩 느는게 아니라
280이었다가 500대로 더블링하거나 금방 1000을 넘기기도 한다고 했다.
호르몬 수치가 정상 임신수치대로 잘 늘어나고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유산을 하면 겪고있던 입덧이나 기타 다른 증상들이 갑자기 없어진다고 하는데
다행히(?) 가슴도 여전히 불편하다.

잠이 많아짐(쏟아짐)
주말 등 쉬는 날엔 아침을 먹고 영상을 보거나 뒹굴면서 소화를 조금 시킨뒤
스르르 낮잠에 드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임신 전에는 음식을 소화시키느라 1에서 2정도의 강도로 오던 낮잠이
임신 후에는 4~5정도의 느낌으로 온다.
밤에 잠이 올 때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그냥 '피곤하니까 자야겠다.'라는 느낌이라면
임신 후에는 '몸을 많이 써서 고되게 일한 날의 피곤함' 정도로 잠이 쏟아지는 느낌이다.
친구 말로는 잠이 쏟아지는 느낌은 점점더 많아질 거라고 한다.
아침에도 눈떠지는 시각이 예전엔 6시~ 7시 사이였다면
요즘엔 9시가 다 될때까지 쿨쿨 잘 때도 있다.

자주 허기짐을 느낌
평소에도 한끼에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키167에 몸무게 59~60kg이었는데
몇년전부터 저녁을 조금씩 먹는 습관을 들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위도 작아지고 먹는 양도 줄어 49kg~50kg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임신하고 보니 평소와는 다르게 허기짐이 더 자주 느끼진달까?
소화도 더 빨리되는 느낌이다.
먹는 양은 예전과 별 변화가 없는데도 말이다.
가령 6시에 밥을 먹었는데 10시에 자려고 누웠더니 먹을것이 생각난달까?

사실 임신해도 죽어도 60kg이상은 되기는 싫다.
내가 이제까지 유지어터이면서
말로는 프리사이즈라고 하면서 대부분은 55~66사이즈인
그 어느 예쁜 옷들을 입어도 편하게 맞아서
거기에서 오는 만족감이 얼마나 컸는데 ㅠㅠ

임신한 분들 중 가장 부러운 분들이
다른 부위는 살이 거의 안찌고 배만 둥그렇게 나온 분들이었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은데
과연 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얼마나 식욕이 왕성해질지 모르겠다.
전에 티비에서 봤던 정보에 의하면
임신해도 2인분까지는 아니고 1.5인분 정도만 먹어도 된다고 했었다.
야식을 먹고 자면 다음날 아침 속이 굉장히 더부룩해서
최근 야식을 먹은 적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손에 꼽는다.
친구말에 의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시도때도 없이 갑자기 먹고싶은 것이 생각난다고 한다.
앞으로 임신 주수가 더해질수록 식욕이 많아질 것 같은데 지레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