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일기

임신 초기 5주, 6주, 7주 증상

깨비깨비먹깨비 2023. 2. 10. 15:18

1월 27일(임신 5-6주째)

채 2cm가 안된다는 아기집을 확인하고 왔다.
초음파 사진을 보면 GS가 아기집의 크기를, GA가 임신 몇주, 며칠인지를 의미하는 것 같다.
그리고 EDD는 출산 예정일이다.
2주 뒤 쯤 아기 심장 소리를 확인하러 오라고 하셨다.
다행히 자궁외 임신도 아니고 아기집이 정상적으로 잘 생긴것 같다.

아기집과 함께 나에게는 그 전에 없었던 몇가지 반갑지 않은 증상들이 찾아왔다. ㅠ

메스꺼움(입덧)

아기집을 확인하고 돌아온 이삼일 후부터 갑자기 메스꺼움이 시작되었다.
티비에서 보기로 입덧이란 "우웩"하며 구토를 하는 것만 생각했는데
나처럼 이렇게 그냥 메스꺼움을 느끼기도 한다고 했다.

메스꺼움은 특히 속이 빌수록, 즉 공복 상태일수록 심해지는 것 같다.
나의 경우 원래 식습관이 저녁을 적게 먹고 편한 속으로 잠에 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 평소 식습관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잠들기 전 공복 시에는 메스꺼움이 많이 느껴지질 않는다.

그런데 아침을 먹고난 후 점심을 먹기 전, 혹은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기전 속이 비어있으면 속이 메스껍다.
평소에 위장 장에가 전혀 없고 매운 음식도 척척 잘먹는 나인데
나에게 이런 류의 입덧이 찾아올 줄이야.

그래서 자꾸 칼칼한 음식이 당기고 느끼한 음식은 안먹고 싶다.
과일이나 신선한 채소가 들어간 칼칼한 샤브샤브가 먹고싶다.
막상 느끼한 파스타, 고기 등도 먹으면 잘 먹긴하지만 말이다.

냄새에 민감해짐

평소 나는 냄새에 둔감한 편이고 비위도 강한 편이다.
그런데 메스꺼움이 시작됨과 동시에 냄새에도 민감해졌다.
냉장고 문을 열면 온갖 음식 냄새가 나의 코로 한 꺼번에 빨려들어오는 기분이랄까?

며칠 전까지만 해도
김장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그걸 먹으려고
평소 잘 먹지도 않았던 밥을 척척 잘 먹었는데
그 김장 김치통을 열면 냄새가 심해서 김치통을 열 엄두가 안 난다.
어쩌다 김치통을 열어야할 때면
순간 숨을 꾹 참고 열고 있다.

질 분비물 많아짐

질 분비물이 많아져서 매일 팬티라이너를 하고 있다.
나는 속옷을 손빨래해서 입는다.
그런데 매일 속옷을 갈아입고 손빨래를 하자니 그게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매일 팬티라이너를 하고 있는데
끈적끈적하다기 보다는 묽은 분비물이
엄지와 검지를 맞다아 만든 동그라미 크기보다 조금 크게 속옷에 번져있다.

가슴 커짐

나는 평소 A컵이라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가슴이 작은 편이다.
마른 몸을 유지하면서 가슴은 예전보다 더- 작아졌다.
남편이 "여기가 앞이야, 뒤야?" 농담할 정도로.
AA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 크기이다.

7주가 된 지금 시점에는 괜찮은데
임신 3, 4, 5주차
그 짧은 시간 동안 가슴이 꽤 커졌다.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혹은 일상 생활을 할 때 가슴이 불편했고
남편이 가슴을 좀 세게 주무른다 치면 아파서 남편을 째려봤다.

평소 내 몸에 대해서 구석구석 살펴보지 않는 편이었는데
대충 거울로만 봐도 가슴이 커진 느낌이다.
가슴이 시작되는 겨들랑이 부근 부터 전반적으로 커졌다.
그 짧은 몇주의 시간 동안 AA컵이었던 가슴이 B컵으로 변화한 느낌이랄까?

잠이 많아짐

평소에도 잠이 적은 편은 아니었으나 잠이 확실히 많아짐을 느낀다.
아침을 먹고는 집안에서 활동하다가 낮잠을 꼭 자곤 한다.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낮잠을 잔 후 일어나서 꼼지락 대다가 점심을 먹는다.

하루에 집앞 마트 다녀오기, 400m정도 되는 집앞 공원 두세바퀴 걷기 정도만 해도
10시쯤 잠들어서 다음날 아침 8시까지 자곤 한다.

눈에 띄는 체중 증가는 없음

임신을 알고 나서 가장 큰 걱정은 몸무게였다.
대학시절 나는 키 167에 58~60kg를 왔다갔다 했었다.
그 후 식습관을 조금씩 고쳐나가며 49~50kg를 유지하고 있다.

어렸을 때 내 사진을 보면
달디단 요구르트를 빨고 있는 통통한 여자애가 있다.
나는 소아비만이었고 고등학생 이후로도 보통 체형을 유지했었다.

그러다 드디어 어떤 옷을 입어도 사이즈 걱정 없이 입을 수 있는 마른 몸이 되었다.
이 몸을 유지한지는 2~3년 된 것 같다.
마른 몸을 유지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내면에는 항상 그 전에 체형으로 돌아가면 어쩌지? 라는 걱정이 있었는데
아뿔싸, 임신이라니. 큰 일이다. 이제 살 찔일만 남은 샘이다.

친언니는 임신 후 최소 10kg는 쪘다고 했다.
임신한 사람중 가장 부러운 사람은 몇 키로 안찌고 배만 똥- 나온 사람들.
지금 시점으로 나의 목표는 최대 10kg까지만 찌는 것인다.

식단 관리, 밤늦게 야식 안먹기는 지독하게 잘하는 나인데
임신은 처음이라
과연 어느정도로 식욕이 당기고 체중이 증가하게 될지
걱정 아닌 걱정이다.
너무 많이 살이 찌지 않도록 체중계를 가까이 하면서 살아야겠다.

임신 5주-6주째
임신 6주-7주 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