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6시 기상, 걷고 계단 타고

깨비깨비먹깨비 2021. 8. 5. 09:59

일찍 자는 편이기 때문에 알람 없이도 일찍 일어나는 편이다. 어제는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잠들었는데 귀신같이 눈이 6시가 좀 넘어서 떠졌다. 가장 먼저 확인하는 시간,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6시 10분 전이었던 건 확실하다. 습관적으로 영양제 두 알을 입속에 털어놓고 밤새 목이 말라서 물을 2컵 벌컥벌컥 들이켰다.

 

(영양제를 꾸준히 먹지 못한다는 사람이 많은데 루틴을 만들면 생각보다 쉽게 습관이 된다. 가령 눈뜨고 일어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을 마신다. 그렇기 때문에 물통 옆에 각종 영양제를 비치해 둔다. 그리고는 '일어나서는 공복에 물과함께 영양제를 챙겨먹자.'를 규칙으로 만들면 된다. 영양제를 챙겨먹는 것은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것보다 훨씬 부담이 덜하고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며칠 하다보면 금방 몸에 익는다. 참고로 나는 영양제 산 돈이 아까워서라도 꼭 챙겨먹게된다.)

 

요즘은 일어나서 아침 운동을 20분 정도 하고 있다. 한 여름이긴 하지만 그나마 새벽과 저녁에는 걸을만 하기 때문에 주로 이 시간을 이용해 운동 및 스트레칭을 한다. 오늘은 유난히 운동을 하러 나가고 싶지 않았다. 침대에서 어제 했던 올림픽 야구 결과를 확인하고 습관적으로 SNS를 들여다 보다가 '에이, 이러면 뭐하나'싶어 옷을 갈아입었다.

 

옷을 갈아입을 때는 무조건 번거롭거나 귀찮지 않아야한다. 요즘에는 브레이지어 대신 니플 패드를 붙이고 나시와 반바지를 대충 걸친다. 속옷을 입으면 땀이 나고 더 답답하다. 적어도 니플 패드를 붙이는 것 보다는 훨씬 불편하다. 이렇게 옷을 갈아입는 데에 30초나 걸릴까? 

 

옷 갈아입는 것 뿐만 아니라 새벽 시간에 운동을 해야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어떤 행동을 해야한다면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는게 좋다. 그래야 할 마음이 생길 뿐더러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가령 아침에 영어나 중국어 단어를 외우기로 맘먹었다면 전날 저녁에 책상에 책받침대를 펼치고 책을 펴놓는다. 책을 올려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 외워야할 부분을 펴 놓는다. 

 

멀리 가지도 않고 아파트 단지 안을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닌다. 생각이 많을 때는 걸음이 빨라지기도 하고 어제 잠을 충분히 못자서 덜 깬 채로 비몽사몽 간에 천천히 걸을 때도 있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배드민턴 장이나 운동기구가 있는 장소가 있는데 역시 어르신들 위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젊은 사람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여러 날, 일정한 시간 대에 아파트 단지 안을 돌다보니 같은 얼굴의 입주민들을 많이 만난다. 

 

경사가 진 곳을 걷기도 하고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부는 바람골을 알게 되어 그곳을 의도적으로 여러번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매일 같은 곳을 걷지만 매일 날씨가 달라지기도 하고 내 기분도 다르기 때문에 지루하다고 느껴본 적은 아직까지 없다. 매일 걷는 루틴이 좀 지루하다 싶으면 아파트 단지에서 좀 벗어날 때도 있고 단지 안에서 많이 가보지 않은 곳을 동선을 달리하기도 한다. 

 

15분 정도 걸었을까? 아침에 운동을 하러 나올 때는 휴대폰도 거추장스럽고 최대한 가벼운 몸으로 나가고 싶기 때문에 맨손으로 나온다. 슬슬 해도 비춰오고 집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1층 현관문을 열고 엘레베이터 대신 계단을 택한다. 우리 집은 19층에 있기 때문에 19층까지 계단을 오른다. 코로나19 이후로 엘레베이터는 좁고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무거운 짐이 없거나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계단을 오르고 있다. 이 습관도 거의 2년차에 다다르고 있다. 

 

여름이 아닌 계절에는 1층에서 19층 사이를 두번에서 세번정도 왔다갔다 한다. 다만 내려갈 때에는 무릎에 가하는 압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엘레베이터를 이용해 내려가고 있다. 1층에서 19층을 계단으로 오르고 19층에서 1층까지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가고 있다. 

 

하도 계단을 많이 오르다보니 이제는 엘레베이터 소리만 들어도 며층 정도에 멈추는 건지 예상을 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엘레베이터는 항상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정도로 엘레베이터가 움직였으면 8~9층 정도에 멈추겠구나, 이정도는 최소한 15층은 될거야.'라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레 생각까지 든다. 

 

걸으러 나갈 때 요즘은 양말 신는 것도 귀찮으니 크록스 슬리퍼를 대충 끌고 나간다. 운동화를 신으려면 양말을 필수로 신어야하기 때문에 그것도 덥도 귀찮아서 슬리퍼를 신는다. 10년째 신고 있는 크록스 슬리퍼는 왠만한 먼 거리를 걸어도 발이 아프지 않다. 19층까지 계단을 타기에도 무리가 없다. 

 

19층까지 올라갈 때는 중간에 쉬면서 밖을 본다던가 숨을 고른다. 대신 절대 계단에 앉는 법은 없다. 그러면 엉덩이가 무거워져서 더이상 계단을 오르고 싶지 않다. 그리고 몇초 서서 쉬면서 숨을 고르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계단을 계속 오를만큼 짧은 휴식이 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아침 시간에 운동이라고 해봤자 20분에서 25분한게 다인데 어쨌든 안하는 것보단 낳고 이 습관을 기르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을 하는게 지금으로서의 목표이다.